[범죄다큐] 우리는 영원히 어리지 않다
※스포 포함 일 수 있음
'우리는 영원히 어리지 않다' 기본 정보

제목: 우리는 영원히 어리지 않다(Athlete A)
감독: 보니 코언(Bonni Cohen), 존 솅크(Jon Shenk)
개봉일: 2020년
러닝타임: 1시간 44분
시청 경로: 넷플릭스
*18세 이상 시청이지만 시각적으로 무섭거나 잔인한 장면은 나오지 않음. 하지만 미성년자 대상 범죄라 역겨움.
'우리는 영원히 어리지 않다' 스토리 및 감상
이번 넷플릭스 다큐는 래리 내서(Larry Nassar)라는 성범죄자 이야기이다. 그는 미시간 주립대 의사이자 동시에 미국 여자 체조 대표팀 전담 의사였다. 그것도 무려 29년 동안. 다큐는 체조선수 매기 니콜스와 그의 가족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여러 피해 선수들, 이 사건을 이슈화 시킨 인디스타 신문사 관련자들의 인터뷰가 주를 이룬다. 래리 내서는 지역 사회에서도 평판이 좋은 사람이 었으나 실상은 추악한 성범죄자였으며 지난 수십 년간 수백 명의 어린 선수들을 치료라는 명목 하에 괴롭혔다. 그의 이러한 범죄행위가 오랜 기간 동안 가능했던 것은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겠다. 첫 번째는 그가 어린 선수들을 상대했다는 점이다. 체조의 특성상 어린 나이부터 혹독한 선수생활을 하게 되는데, 더욱이 그 당시는 소련과의 경쟁 시기였기 때문에 연령은 더욱 어리게 훈련은 더욱 혹독하게 진행되었다. 이 때문에 어린 선수들은 훈련을 위해 많은 시간을 집에서 멀어져 생활했지만 감독과 코치들로부터 따스함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때 래리 내서는 치료받으러 온 선수들에게 상냥하게 대해주고, 간식을 몰래 주기도 하는 등 그렇게 파고들었다. 그리고 이들은 어릴 때부터 이런 생활이 자신이 아는 모든 세계가 되었기 때문에 혹독한 코치법과 아동학대를 구분하기 어려워지게 되고, 누가 봐도 가혹한 학대지만 이미 자기 자신의 판단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뎌지게 된다고 한다. 때문에 당하는 당시에 그것이 그런 범죄인 줄 몰랐던 선수들도 있었다. 두 번째는 전미체조협회다. 당시 전지훈련처럼 외부와의 연락을 전부 차단하고 훈련만 하는 캠프가 있었는데 모든 외부인은 없지만 래리 내서는 전담 의사였기 때문에 동행했다. 당시 매기 니콜스는 치료 도중 래리 내서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게 되어 이를 부모님에게 알리게 된다. 부모님은 협회에 이를 항의했고 협회는 이를 내부적으로 알아서 처리한다고 했지만 알고 보니 협회에서 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이후에도 관련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협회는 그저 떠도는 소문인 양 쉬쉬하기에 급급했다고 한다.
래리 내서는 정골요법이라는 자신의 치료법을 '체조의사닷컴'을 만들어 동영상으로 공개해두기도 했다. 자신의 이상한 치료를 합리화하기 위해 전문용어를 써가면서 그럴듯하게 설명하지만 관련 수사관들은 이미 영상만 봐도 이상하다고 평을 내렸다. 래리 내서는 시도 때도 없이 그런 짓을 자행했는데 정말 세세히 기록하기에는 너무 역겹고, 보는 내내 이게 실화 다큐라는 게 너무 마음 아팠다. 그리고 조사에서는 모든 성범죄자들이 그렇게 말하듯 '그렇게 불편했다면 왜 그 당시에 말하지 않았냐'라고 말했다. 정말 화가 나는 부분이다. 결국 래리 내서는 175년형을 선고받았다.
기억에 남는 장면
래리 내서의 재판에서 생존자(다큐에서는 피해자가 아닌 생존자라고 지칭함)들이 모두 용기내어 증언대에 올랐다. 그때 한 선수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우리 말에는 힘이 있습니다. 권력은 이제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 선수는 올림픽 메달리스트 였지만 이때까지 자신이 올림픽 선수인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기가 어려웠지만 그 말을 하고 나서야 자랑스러웠다고 하는데.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지금 이렇게 그를 처벌하기 위한 목소리를 낼 때, 힘이 된 자신의 처지가 비로소 자랑스럽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모든 생존자들의 발언이 이어지는 것이 참 눈물이 났다. 우리나라도 스포츠 관련해서 비슷하게 상황이 흘러간 일들이 있지 않았는가. 협회는 왜 존재하는지, 이 어린 선수들이 자신의 힘을 갖고 목소리를 낼 수 있기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 참 아프다.
마지막 장면에 영어원제 Athlete A의 의미를 알려준다. 이렇게 공론화되기 전, 목소리를 내어 힘든 시간을 보낸 매기 니콜스는 '이때까지 전미체조협회, 미국올림픽협의외, 미시간 주립대로부터 Athlete A라고 불렸지만 이제는 (그냥 선수 A가 아닌) 매기 니콜스'라고 한다.